보통 영업에 있어 선물을 할 때,
어떤걸 선물할지의 비중은 생각보다 작음.
선물의 구조를 뜯어보면
소싱(물건) / 전달과정 / 타겟
이렇게 세개로 나눠볼 수 있다.
업무상 은행/증권쪽에서 선물을 종종
보내주시는데 이분들을 통해 배운
선물하는 기술을 정리 해 본다.
1. 소싱(물건)
물론 비싸면 좋겠지만 그 이야기를 하는게 아니고,
이 분들은 선물을 할 때 스토리텔링을
동반하시는 특징이 있었음.
1) 제가 업무때문에 파주를 갔는데,
거기 너무 맛있는 마카롱집이 있대서,
나눠먹으려고 사왔어요~
2) 저희 처남네가 경북에서
복숭아 농사를 크게 하시는데요,
좋은것만 따로 빼달라고 해서 가져왔어요~
그냥 가게에서 사 오는것도 좋지만
시골에서
+ 지인이'직접'농사
+ 따자마자 어제 택배로 올라온
요런식으로 스토리 텔링을 하심.
이건 직장 내에서 사과 하나 선물할 때도
그냥 현백 식품관에서 과일 사는것 보단,
촌스런 박스에 "청송 얼음골 능금"

거기다가 "XX리 사과작목반"
이런거 딱 찍혀있으면 오리지날리티 보증됨.
2. 전달과정
이걸 별 생각을 안하는데
은행증권 지점장님급 정도 되면 여기에 노련함.
오는 과정을 수고스럽게 만들어
받는사람을 미안하게 만들어 주심.
예컨대,
법인차 쏘나타 있는데도,
수박 양손에 들고 버스타고 오시면서
굳이 계단으로 올라오심.
아니면 판촉물 나오면 택배로 바로 보내주셔도
되는데 박스 통째로 들고 계단으로
땀 뻘뻘 흘리며 올라오시거나ㄷㄷㄷ.
내가 신입사원일 때
우리 부장이랑 사수, 그리고 나 셋이서
사고터져서 클라이언트한테 사과하러 갔었는데
부장이 그때 한여름인데 11층을
계단으로 올라가자고 했다.
양복입고 땀범벅 된 상태로 셋이서 헉헉거리면서
상품권 10만원이랑 판촉물 한박스 등에 메고
올라가서 불쌍한 척 했는데,
그쪽에서 그 모습 보고 처음엔
좀 어그로인줄 알고 더 빡치더니,
그냥 나중엔 허허 하고 말더라.
그때 난 또 한번 느꼈다.
'부장 맨날 신문이나 보는 줄 알았는데
아무나 시키는 자리는 아니구나..'
3. 타게팅
보통 선물은 두개로 준비함.
의사결정자인 부장것 하나 몰래 준비하고,
팀원 전체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준비하고.
또 실무자 중에 해당 부서에 오래 있을 것
같은 사람(직무 관련 라이센스) 추가로 챙기고.
노련한 사람은 하급 직원들 까지 모두 다 챙김.
결국 그들이 올라가서 관리자가 되니까.
약간 위험한 사람 하나 봤는데 ㅋㅋ,
내 사수한테 지점장이 이러더라.
"내가 OO과장을 동생처럼 생각하니까~"
이런 멘트를 치더라ㅋㅋ.
난 사회생활 초년생이었는데도
'와 저거 위험한데..' 싶었음.
사수가 자금담당이었는데
바로 그쪽은 티 안나게 확 줄이더라.
지금 돌이켜 보면 사수도 대단한게,
지점장이 와서 왜 빼는거냐고 애원해도
자기 감정 하나도 표출 안하고,
그냥 자금사정이 안좋아서 미안한데
어쩔수 없다고... 너무 미안하고 난처하면서,
공손하게 돌려보내는 걸 보고 소름돋았음.
난 사수한테 진짜 많이 배웠다.
4. 복습
시장에 가서 한손엔 수박,
반대쪽 어깨엔 '경산 꿀 복숭아' 이렇게
대문짝 만하게 쓰여있는거 한박스 지고,
10층까지 헉헉거리면서 계단으로
메고 올라가서 부서원들한테 짤라주고,
거래처 부장이랑 회의실 들어가서
"이번에 애기 대학 갔다면서요~"
하면서 이거 제가 출장가서 면세점 들렀다가
어쩌고 하면서 워터맨 만년필을 건넨다.
(몽블랑은 부담되니까 안됨...).
[출처] 여의도 통빱 30년, 선물의 기술|작성자 하멜른
+추가
2. 기프티콘을 선물할 일이 있을때 [아메2+치즈케익2 SET] 이런식으로 주면 억지로 먹어야 해서 곤욕이다. 이럴땐 [아메리카노n개] 이런식으로 줘야지 출근길 한잔씩 마실 때 마다 고맙게 생각한다. 그래서 친한 동생들에게 생일엔 10잔씩 보내주는데 출근길 마실 때 마다 인증샷을 보내준다. 이것도 은행 지점장님이 알려주신 팁인데 아메3잔 보내주신 블친을 보고 '오?배우신분?' 약간 이런 느낌이었다.
[출처] (20220218) 일기|작성자 하멜른
3. 옆에 후배가 한숨쉬며 전화를 끊으면 '어떤 새낀데?' 라고 물어봐 주고 하소연 들어주는 것도 선배의 role 중 하나이다. 철책 너머 리북땅을 노려보는 김관진 장군의 엄중함으로 '쌍노무새끼들이 지들이 뭔데 디질라고...' 까지 해 주면 더욱 좋다. 단, 수화기 내려놨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함.
[출처] (20220218) 일기|작성자 하멜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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