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백수 친구 A가 있다.
나 보다 한 살 많은 말띠지만
내가 생일이 빨라 일곱살에 학교를 가는 바람에
A와는 친구를 먹기로 했다.
A에 대해서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볼 땐 백수다.
그래서 종종 뜬금없이 연락을 해서
놀아달라고 때를 쓸 때가 있다.
그런데 A가 다른 일반 백수와 다른 점은
돈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만날 때면
밥을 포함한 모든 유흥(?)비용은 언제나 A가 낸다는 것이다.
가끔 내가 밥값이라도 계산하려 하면
쏜살같이 달려와서 자신의 카드를 내밀며
늘 하는 말이 있다.
“근로소득으로 먹고사는 너한테 내가 어떻게 밥을 얻어먹겠니?”
1. 내 친구 A와의 인연의 시작
A는 10년 전인 2011년도에
공인중개사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도 비슷해서
알게 된 시간에 비해
서로 빠른 속도로 깊게 친해질 수 있었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을 향해 달려가던 우리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를 늘 궁리했었다.
A와 나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공통점은
둘 다 어릴적 집안형편이 안 좋았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약간(?)유치하기는 했지만
누가 어릴 적에 더 가난했는지 배틀을 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우린 서로의 ‘궁’함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또래보다 빠르게
그리고 많이 돈을 벌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2. 그러던 어느 날,
A가 나에게 동업을 제안해 왔었다.
그 당시 은평구 응암동에서 중개업을 하고 있던 A에게
시세보다 저렴한 땅이 나왔었다고 한다.
주변시세가 평당 1,100만원 정도였는데
상속문제 때문에 평당 900만원에 매물로 나온
허름한 단층주택이었다고 한다.
땅이 42평이었기 때문에
A의 머릿속에는 다중주택으로
원룸을 신축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무작정 계약금을 걸었다고 한다.
매매가 3억7,800만원 중에서
은행에서 2억5,000만원을 대출받았고
나머지 자금은 자신이 모아놓은 돈으로 충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땅은 잡아 놓았는데
건축비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도세를 부담하고서라도
시세대로 되팔까도 고민해보았지만
남한테 넘기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내가 생각났다고 한다.
그래서 고민 끝에
믿고 함께할 수 있는 나에게 동업을 제안했다고 한다.
즉, 모든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고
수익도 반반씩 나누자는 것이었다.
3. 문제는 공사비였다.
그 당시 내가 끌어 모을 수 있는 돈은 대략 1억5,000만원 정도였다.
A도 땅을 잡을 때 들어간 돈 약 1억3,000만원에
추가로 2,000만원을 더 부담하기로 했다.
우리는 1억7,000만원으로 건물을 지어야 했다.
3곳에서 공사견적을 받아보았는데
공사비는 평당 450~500만원 선이었다.
내가 평소 알고 있던 건축주분 소개로
공사를 맡아줄 시공업체를 소개받았다.
우리가 신축할 건물은 반지층~지상3층으로 총 4개 층이며
층마다 원룸이 4개 호실로 설계가 되었다.
건물의 전체 실평수는 옥탑을 포함해서 약 90평 정도였다.
평당 450만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공사비는 4억500만원이었으며
가스, 전기, 상/하수도 등의 인입비와 설계비,
세금 등은 별도였다.
우리는 2억5,000만원을 6%금리로 대출을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매달 이자로 120~130만원 정도가 필요했다.
6개월 안에 공사에서 임대까지 마친다는 다소 타이트한 계획을 세웠다.
그 만큼 우리에게는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가용자금 1억7,000만원 중에서
2,000만원은 이자비용을 포함한 혹시 모를 비상자금으로 떼어놓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1억5,000만원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계약금(공사착수금) 5,000만원,
중도금(골조시작 시) 1억원,
잔금 2억5,500만원은 준공 후 2개월 안에
세를 맞춰서 주는 조건이었다.
시공업체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리한 조건이었지만
너무도 고맙게 우리를 믿고 그렇게 진행을 해주었다.
우리의 첫 건물은 주변 사람들의 많은 도움으로
공사시작 110일 만에 무사히 지어질 수 있었다.
A와 나는 시공업체의 배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골조공사가 끝나고 내부마감 공사가 들어갈 때부터
본격적으로 임대를 맞추기 시작했었다.
총 16개 호실 중 4개를 전세 5,500만원씩에 전세를 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12개 호실은 보증금 300~500만원에 월세로 맞췄다.
우리는 임차인들에게 받은 보증금 2억8,000만원 중에서
공사비 잔금을 약속 기한보다 빨리 지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달 월세(관리비 포함) 450만원을 받았는데
이자와 각종비용(수도, 인터넷, 청소비 등) 170만원를 제외하고
순수익으로 약 280만원이 남아서
A와 나는 매달 각각 140만원씩 임대수익을 누릴 수 있었다.
4. 우리는 그렇게 두 번의 신축을 동업했었다.
원래 우리가 건물을 신축한 목적이 매도였고,
무엇보다 괜찮은 땅이 나와서 그 땅을 잡기 위해
1년 동안 월세를 잘 받다가 적당한 금액으로 매도를 했었다.
세금과 각종 비용을 모두 제외하고
우리에게 약 1억4,0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났었다.
그래서 월세를 제외하고
7,000만원씩 수익을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A와 나는 이렇게 두 번을 함께 원룸건물 신축에 동업을 했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아파트투자로 방향을 재설정했고
A는 계속해서 건물신축으로 방향을 잡고 투자를 이어갔다.
우리는 ‘돈’이라는 목표물은 같았지만
목표물에 도달하는 길을 달리 설정했기 때문에
그때부터는 원래 그랬던 것처럼
서로 각자가 선택한 길로 묵묵히 홀로 걷기 시작했다.
내가 부동산투자를 하면서
조금 후회로 남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A를 따라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때 계속 A를 따라갔었다면
어쩌면 나도 A처럼 지금쯤 돈 많은 백수(?)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마흔 네 살, 내 친구 A는 왜 백수가 되었을까? 2편’에서는
그 후 A는 어떤 길을 걸었으며
어떤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땠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올려보겠다.
조만간,
커밍 순~^^*
2편
1. 목표는 같았지만 과정은 달랐다.
그 후, A는 계속해서 원룸건물 신축판매업을 했었고
나는 전세보증금이라는 레버리지를 활용해
아파트투자에 집중을 했었다.
그렇게 3~4년이 흘렀을 때
A는 원룸건물 3동의 건물주가 되어 있었고
나는 여러 채의 아파트 임대인이 되어 있었다.
A는 마음만 먹으면
원룸건물의 개수를 늘려서 보유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무리해서 개수를 늘리지 않았다.
2. 그러던 어느 날,
A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시작되었다.
A는 2017년 중순 ~ 말까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3동의 원룸건물에서 임대기간 만기가 돌아오는 호실들을
모두 전세로 돌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건물마다 적게는 5개에서
많게는 7개까지 전세를 놓기 시작했다.
잘 받던 월세를 포기하고
전세로 돌린 결과
건물마다 월 500만원 이상씩 나오던 월세는 반토막이 났었다.
나는 이러한 A의 행동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원룸건물은 분명 수익형부동산이다.
그런데 월세수익을 역행하는 모습에 우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A는 무리하게 건물의 개수를 늘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현장에 필요한 공사비 정도는
여유자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안정적으로 잘 받고 있던 월세를 포기하고
전세를 빼서 통장에 돈을 쌓아놓기 시작하는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A는 나를 포함한 주변 사람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결국 19개 호실의 원룸을 전세로 전환을 해서
12억원 정도의 현금을 단시간 내에 만들어냈다.
3. “A 너는 큰 계획이 있었구나!”
A는 그렇게 만든 자금으로
2017년 말에 마포구 아현동에 자신이 거주할 20평형대 아파트를
자기자금 5억5,000만원에 대출 3억원을 활용해서
8억5,000만원에 매수를 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나머지 자금 6억5,000만원으로
서초구 서초동에 전세 9억원을 끼고
30평형대 아파트를 15억5,000만원에 매수를 했다.
물론, 지금은 각종규제와 세금 그리고
많이 오른 가격 때문에 이러한 투자가 어렵지만
3~4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지역에도 6억이면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제법 많았다.
이렇게 사놓은 A의
아현동 아파트의 현재 매매가는 16억원이 되었고
서초동 아파트의 매매가는 30억원이 되었다.
특히, 전세를 놓았던 서초동 아파트의 경우
올해 7월에 새로운 임차인과 15억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증액해서 받은 6억원을
다시 원룸 전세보증금 반환금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즉, 전세를 놓았던 원룸 임차인이 이사를 나갈 때 마다
보증금을 반환해 주고
다시 월세로 순차적으로 전환을 하고 있다.
2017년도에 전세로 전환을 했던 19개 호실 중에
지난 3년간 신축판매업으로 생긴 수익으로
10개 호실을 이미 월세로 전환을 마쳤으며
나머지 9개 호실 중
7월에 증액해서 받은 보증금으로
3개의 호실을 월세로 전환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통장에 아직도
4억원 정도의 잔고가 남아 있다고 했다.
A의 계획상으로는 내년 2월쯤이면
나머지 6개호실도 모두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월세로 전환하는 작업이 마무리가 될 것 같다고 했다.
4. 그래서 5주택자인 A는 반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백수친구 A는 이렇게 원룸건물 3동과
아파트 2채를 보유한 5주택자가 되었다.
현재 원룸건물 3동에서 1,500만원 정도의 월세를 받고 있다.
내년 2월에 나머지 호실까지 모두 월세로 전환을 하게 되면
월세 수익이 1,700만원 이상 될 것으로 예상 된다.
A는 작년부터 일의 양을 줄었다.
그래서 1년에 1개의 현장만 진행을 하고 있다.
즉, 1년에 6개월 정도만 현장에서 일을 하고
나머지 6개월은 개인적으로 여가를 즐기면서 생활을 하고 있다.
나는 그런 A를 백수라고 부르지만
백수친구 A는 자신을 ‘반퇴라이프’를 즐기는 사람이고 강조한다.
5. 백수친구 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 2가지
① 돈을 ‘모으는 것’ vs ‘만드는 것’
어쩌면 A는 ‘모은 돈 0원’으로 아파트 2채를 마련했다고 할 수도 있다.
즉, 근로소득으로 돈을 모아서 아파트를 산 것이 아니라
돈을 만들어서 산 것이다.
모든 투자에는 돈이 필요하다.
특히나 부동산처럼 가격이 비싼 재화를 살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부동산(집)을 사기 위해서
반드시 매매가에 상응하는 모든 돈을 모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시드머니는 필요하다.
그러므로 일정한 액수에 도달할 때까지는
근로소득으로 열심히 돈을 모아야 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드머니를 모았다면
더 이상 모으기에만 전념하기 보다는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경험해 보니 돈은 모으는 속도보다
만드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크다.
그리고 부자들은 돈을 모아서 투자를 하려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돈을 융통해서 투자를 하려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부자가 아닌 사람일수록 반대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을 희생시키면서
무조건 아끼고
무조건 물리적으로 일의 양만을 늘려서
돈을 더 많이 모으려고만 애를 쓰는 것이
투자에서는 능사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므로 돈을 모으는 것과
만드는 것에는 적절한 균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앞서 나아갈 수 있다.
② 너무 힘들게 앞서갈 필요는 없다.
그저, 한 발짝만 앞서가면 된다.
중개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느낀 것은
시장이 상승장이냐 하락장이냐에 따라서
선호하는 부동산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락장일 때에는 안정적으로
월세를 받을 수 있는 수익형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와는 반대로 상승장일 때에는
가격 상승의 폭이 크기 때문에
시세차익형부동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게 된다.
백수친구 A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한 발 빠르고
정확하게 읽었는지 모른다.
물론, 그 친구가 운이 좋아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실력’이든 ‘운’이든
그 친구는 시장의 분위기를 빠르게 읽고
투자대상물의 변화를 꽤했다는 실천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0년초~2017년도까지의 서울의 집값은 정체기였다.
그러므로 당연히 수익형상품인 원룸건물의 선호도가 높았다.
그러다가 2018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의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A는 이때를 포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시세차익형부동산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했는지 모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여기서 A를 한 번 더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
수익형부동산을 시세차익형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즉, 수익형부동산을 아예 처분을 해서 갈아탄 것이 아니라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포기하고
더 큰 그림을 그리며 과감하게
전세로 전환을 해서 베팅을 계획했다는
생각의 전환이 대단하다 생각된다.
그러고 보면,
A의 현재 반백수생활(?)은 결코 ‘운’이 아니다.
‘실력’이고 ‘실천력’의 결과물임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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